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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써니 [Sunny, 2011]




이 영화도 참 재밌는 영화다. 배우들도 다들 매력넘치고 인간 냄새가 풀풀나서 좋았다. 어렸을적 어울리던 친구들이 졸업하고 점차 소원해지는 것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겪어본 일이니만큼 공감하기도 쉬웠다. 친구들끼리 아기자기하게 노는 어린시절 모습은 너무 귀엽고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부분에서는 웃기기도하고 짠하기도 하는 등 인간적인 감정이 여럿 느껴졌다. 


왼쪽은 써니라는 팀 이름을 유명 라디오 DJ가 정해주는 상황에서 기뻐하는 어린 나미(심은경) 오른쪽은 고등학생때 친구들과 남긴 테잎을 돌려보고 있는 어른 나미(유호정) 

주인공 나미는 나중에 써니에 합류하지만 누구보다도 써니를 사랑하는 멤버가 된다. 평범한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살던 나미는 병원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춘화를 통해서 다시금 써니 멤버를 찾게된다. 보통의 3, 40대 여성들이 자신의 모습으로 가장 많이 투영했을 듯한 평범한 캐틱터다.



 
써니 리더이자 어른이 된 후에 다시금 써니가 모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존재
리더십 있고 친구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모습이 보이는 타고난 리더의 모습이다. 특히 어린 춘화(강소라)는 이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있다고 느꼈다. 물론 뛰어난 외모도 영향을 끼쳤을듯 
어른 춘화(진희경)는 암에 걸려 결국은 죽게 되지만 그녀를 통해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후 써니 멤버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서금복(남보라, 이연경)은 문학 소녀가 평범한 전업 주부로 변한 것을 보여줬는데, 결혼한 여성들중에는 이 캐릭터에 크게 공감한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알게모르게 아직도 가부장적인 집안에서는 전업 주부를 무시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하더라. 그녀는 춘화를 다시 만남으로써 전업 주부를 벗어나 원하던 직종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복희(김보미, 김선경)는 미스코리아를 꿈꾸던 소녀였지만 집안 사정으로 인해 결국 술집에서 일하게 되고 그때문에 알콜중독 증세를 보여 자식과도 떨어져 살아야하는 안쓰러운 사정에 처해있다. 그녀는 춘화를 통해서 다시 한번 새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장미는 실적이 엉망인 보험 설계사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에 빼어나지 못한 외모로 그저 평범하게만 살아가지만 다시만난 춘화를 위해서 나미와 함께 다른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소녀 시절의 활발했던 자신을 찾게 된다.



진희(박진주, 홍진희)는 욕쟁이다. 
국문과 교수의 딸이면서도 욕쟁이라는 설정부터 비범했는데 전라도 욕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는게 욕의 마에스트로가 되겠다는 모습이 엿보였다. 극중 다른 그룹과의 싸움에서도 욕 대결등에서 매력을 톡톡히 보여준다. 매력 터진다ㅋㅋㅋㅋㅋㅋ



수지(민효린)는 멤버중에 가장 이쁜 멤버인데 나미를 싫어했지만 한 에피소드를 통해 친해지게 되는 캐릭터다.
사실 민효린이 정말 예쁘긴한데 캐릭터 매력은 조금 떨어진다. 어른이 된 나미와 장미가 찾지 못한 유일한 멤버이기도 하다. 쿨하고 조용한 캐릭터인데 그 매력이 다 보여지진 않은 듯 하다. 

하지만 이 장면은 이 영화에서 손에 꼽을만한 명장면이다.

 
나미 : 그래도 나는 네가 좋아 니 이뿌잖아 니가 세상에서 젤루 이쁜디ㅜㅜ
수지 : 나 이제 그만 예쁠게 ㅠㅠ 이제 니가 예뻐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처음 봤을때 귀염터져서 아빠 미소 짓고 있었다. 
 




써니 멤버들이 서서히 흩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수지의 자상
수지는 이 사건으로 인해 자살기도를 하게되고 써니 멤버들은 정학을 당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그러나



춘화의 장례식장에서 다시 모인 친구들은 춘화의 유언대로 고등학교 축제때 추지 못했던 써니 안무를 추고


이렇게 어른이 된 수지까지 모이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공감이 되는 시대 배경이 아니었는데도 재미있었는데 이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에게는 향수도 불러일으키는 아주 멋진 영화가 되어줄 것이다. 어거지식 끼워맞추기 진행없이 매끈한데도 예상치 못한 재미를 준 영화였다. 굿